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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호헌총회 선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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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호헌총회 선언서

굳게 닫친 쇄국의 문을 깨뜨리고 하나님의 복음이 자유와 창건의 기쁨을 이 나라에 가져온 지 우금 70년 그동안에 선교사 제씨와 우리 선배들의 충성된 활동으로 우리 한국장로교회가 오늘의 성대한 교세를 이루게 된 것을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함과 동시에 내외국 모든 선배님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해방 후 우리 장로교계에는 극단의 전투적 근본주의(戰鬪的 根本主義)를 표방하는 당파와 그 동정자가 발호하여 1951년 이래 총회 총대석의 다수를 점령함과 동시에 편협한 독선주의로 성도의 협동과 친교를 거부하고 오직 자기독단에 의한 심판과 배타를 일삼아 마침내 거룩한 모임을 위증과 저주와 분쟁의 무대로 화하였다. 그리하여 헌법도 신앙양심도 유린되고 오직 다수당의 기정방침만이 그 횡포를 극하게 되었다. 이 당파는 1929년에 벌써 미국장로교회에서 배제당한 한 작은 집단으로서 전 미국과 캐나다를 통하여 30만도 채 못되는 회원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타교파임에도 불구하고 해방 후 한국장로교회의 혼란상태를 이용하여 그 세력을 부식한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 장로교회의 정상적이요, 세계적인 전통을 이 작은 파당인 타교파의 전단에 맡길 수 없었으며 복음의 자유를 그들의 율법주의에 희생시키거나 신앙양심의 자유를 그들의 불법한 교권에 굴종시킬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총회당석에서 항의함과 동시에 1952년 7월 19일 전국적인 호헌대회를 구성하여 그 결의로 총회에 그 불법시정을 요청하였으며 경기, 목포, 충북, 충남 등 제 노회에서는 예를 갖추어 금번 제38회 총회에 그 불법시정을 헌의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총회는 추호도 반성할 의도가 없었을 뿐 아니라 더욱 강포하여 정당한 여론을 봉쇄하며 양심에 충실하려는 회원들을 개인 혹은 노회로 총회에서 제거하였으며 계속 제거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총회 안에 머물러 그 불의와 불법을 시정하려던 우리의 도의는 이제 온전히 그 가능성을 상실하였다. 이제 우리는 이 최종단계에 있어서 현 총회의 성격을 다시 한번 규명하려 한다.

 

1) '총회'는 3년 내 그 헌법과 통용규칙을 유린함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그 존립의 법적 근거를 상실하였다.

2) '총회'는 개혁교 본래의 대헌장인 신앙양심의 자유를 억압 유린함으로 말미암아 그 신앙적인 존재이유를 상실하였다.

3) '총회'는 한 당파의 편협한 고집에 의하여 교회총회의 반영을 거부함으로 말미암아 그 도의적인 존재근거를 상실하였다.

4) '총회'는 이런 모든 이유 때문에 생겨진 각 노회와 지교회의 혼란과 이산을 목도하면서도 이를 수습할 아무 성의도 능력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사실로 보아 그 행정능력까지도 이미 상실하였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교회에 대한 충의심이 있다면 단연 궐기하여 이 편당주의자들에게 참 정당한 총회를 반정(反正)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953년 6월 10일 전국 성도들의 열렬한 지원 아래에서 정당한 총회는 마침내 구성되었다. 이제부터 우리 장로교회도 신앙적, 사상적으로 전세계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자유롭게 발전 성장할 것이며 의존주의적인 민족적 근성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인격위신도 크게 발양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가해진 불의를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에게도 악의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 다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할 최후단계에 도달하였음을 알고 주님의 뜻에 순종한 것뿐이다.

우리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우리는 아직까지 그 귀취를 표명하지 않은 많은 노회들과 선배와 동포들을 겸비한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다.
주 안에서 진실한 이해와 사랑으로 임한다면 합동의 문이 우리 편에서 닫쳐질 우려는 조금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소신에 용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것을 절대화 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과오가 있다면 언제나 그 시정에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소신과 지도이념을 중외에 천명한다.
 

1) 우리는 온갖 형태의 바리새주의를 배격하고 오직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얻는 복음의 자유를 확보한다.

2) 우리는 건전한 교리를 세움과 동시에 신앙양심의 자유를 확보한다.

3) 우리는 노예적인 의존사상을 배격하고 자립자조의 정신을 함양한다.

4) 그러나 우리는 편협한 고립주의를 경계하고 전세계 성도들과 협력병진하려는 세계 교회정신에 철저하려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비상한 난국에 처하여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우리의 소신대로 전적인 그리스도를 인간생활의 전부문에 증거하기 위하여 총진군할 것이다.
만 천하 신앙동지여, 함께 전진하자. 성삼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1953년 6월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대표
총회장 김세열 목사(전주태평교회 당회장)